채소를 선별하다 보면 먹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상품으로 판매하기 애매한 채소가 생깁니다.
크기가 규격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모양이 조금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겉잎 일부가 손상되어 제거하고 나면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남기도 합니다.
이런 채소를 볼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이걸 정말 전부 버려야 할까?”
하지만 로스 활용에서는 아깝다는 생각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상품성 문제와 안전성 문제의 구분입니다.
오늘은 버려지는 채소를 무조건 활용하는 방법이 아니라
어떤 순서로 판단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판매하기 어렵다’와 ‘먹을 수 없다’는 다릅니다
먼저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모양이나 크기가 상품 규격에 맞지 않는 것과
부패하거나 오염되어 안전성이 우려되는 것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모양이 조금 불규칙하거나
크기가 규격에서 벗어난 채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외관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졌더라도
곧바로 먹을 수 없는 채소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로 당근의 품질 결함에는 불균일한 모양이나
색상, 갈라짐 등의 외관 요소도 포함됩니다.
즉 상품등급과 식품안전은 같은 기준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든 로스를 활용해서도 안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심하게 물러졌거나 부패가 진행된 채소를
단순히 모양이 나쁜 채소와 같이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신선편이 채소는 세척하고 자르는 과정에서
식물 조직의 보호 구조가 손상됩니다.
USDA는 절단된 과일과 채소의 노출된 조직과 수분이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로스 활용의 첫 번째 질문은
“어떻게 활용할까?”
가 아닙니다.
먼저
“안전하게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가?”
를 판단해야 합니다.
로스를 세 가지로 나눠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현장에서는 발생한 로스를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상품 규격에서 벗어난 채소입니다.
크기나 모양 때문에 일반 상품으로 판매하기 어렵지만
안전성과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일부 손상된 채소입니다.
외엽이나 특정 부분에 손상이 있어
정상 상품과 같은 상태로 판매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세 번째는 부패·오염 등 안전성이 우려되는 채소입니다.
이 세 가지를 한곳에 섞어버리면
활용 가능한 채소까지 함께 폐기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구분 없이 활용하면
식품안전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활용보다 먼저 ‘분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로스가 발생하는 순간부터
원인별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선별 과정에서 나온 채소를
규격외
외관 불량
물리적 손상
시듦
부패·오염 의심
등으로 나눠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로스가
실제로 활용 가능한지 검토하기 쉬워집니다.
지난 글에서 로스 원인을 기록하자고 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활용 단계와 연결됩니다.
규격외 채소에는 다른 판매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안전하고 품질에 문제가 없다면
일반 상품과 다른 판매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기가 조금 작거나
모양이 균일하지 않은 채소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일반 상품과 같은 규격으로 판매하기 어렵다면
별도 규격 상품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상 상품처럼 속여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특성을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것입니다.
판매 여부와 표시 방법은 실제 적용되는
식품 관련 법규와 거래 기준도 확인해야 합니다.
가공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양이 좋지 않은 채소를 보면
“잘라서 샐러드나 컷채소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공은 규격외 농산물의 활용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원료 자체가 식용에 적합해야 합니다.
썩거나 오염이 의심되는 채소를 잘라낸다고 해서
자동으로 안전한 원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USDA의 신선편이 농산물 지침에서도
세척·선별 과정에서 부패한 농산물을 제거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가공은 불량품을 되살리는 방법이 아니라
적합한 원료의 판매형태를 바꾸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자르는 순간 관리조건도 달라집니다
통채소를 잘라 판매하면 편리하지만
수확 후 관리에서는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절단하면서 조직이 손상되고
수분이 빠져나갈 수 있는 면도 증가합니다.
또한 신선편이 제품은 세척과 위생관리,
온도관리와 포장조건도 중요해집니다.
UC Davis도 신선편이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에서
품질과 미생물 관리가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안 팔리는 채소 → 잘라서 판매”
처럼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가공상품으로 만들려면 별도의 공정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일부 손상된 채소는 더 신중하게 봐야 합니다
수확이나 운송 중 잎 일부가 찢어지거나
압박을 받은 채소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손상 정도와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물리적인 손상은 단순히 보기 좋지 않은 문제를 넘어
이후 부패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UC Davis는 브로콜리의 경우 거친 수확과 포장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손상이 부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손상된 부분을 제거했다고 해서
항상 정상 제품과 똑같이 취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 상태와 공정 기준에 따라
활용 가능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로스 활용은 ‘로스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로스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보다
애초에 로스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FAO의 식품 손실·폐기 접근에서도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그다음 안전하고 영양적으로 적합한 잉여식품을
사람의 식용으로 회수·재분배하는 방법을 고려합니다.
즉 로스 활용사업이 잘되고 있다고 해서
로스가 많이 발생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방과 활용은 순서가 다릅니다.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식용 활용을 먼저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식용이 가능한 채소라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먼저 검토할 수 있습니다.
별도 규격으로 판매하거나,
적합한 공정을 거쳐 다른 제품으로 만들거나,
관련 기준을 충족한다면 기부나 재분배 같은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FAO 역시 발생 예방 이후에는
안전하고 영양적인 식품의 회수와 재분배를 권장합니다.
다만 실제 판매나 기부를 한다면
해당 지역의 관련 법규와 위생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식용이 어렵다면 다음 활용방법을 검토합니다
모든 로스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부분까지
억지로 식품으로 활용해서는 안 됩니다.
FAO가 제시하는 식품 손실·폐기 우선순위에서는
식용 재분배 이후 사료 활용 등을 고려합니다.
그 이후에는 퇴비화나 에너지 생산과 같은
자원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사료나 폐기물 활용은
지역의 관련 법규와 시설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은 단순히 쓰레기통에 버리기 전에
안전하고 합법적인 다른 용도가 있는지 검토하는 것입니다.
퇴비화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식용이나 다른 활용이 어려운 식물성 부산물이라면
퇴비화를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FAO도 안전하게 재사용할 수 없는 음식물이나
먹을 수 없는 음식 부산물의 퇴비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퇴비화하면 유기물을 토양으로 돌려보내
일부 영양분을 다시 순환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모든 채소 로스를
무조건 퇴비로 만들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먼저 발생 자체를 줄이고
더 높은 가치로 활용할 방법이 있는지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로스 활용은 돈이 되는지도 계산해야 합니다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경제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규격외 채소 100kg을 활용하기 위해
추가 선별,
세척,
절단,
포장,
냉장보관,
배송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인건비와 포장비까지 들어갑니다.
판매금액보다 추가 비용이 더 크다면
지속 가능한 활용방법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로스 활용에서는
활용 가능한 양 + 추가 비용 + 판매가격
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버리는 비용’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반대로 폐기에도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처리비용뿐 아니라 이미 채소를 생산하는 데 사용한
종자, 물, 비료, 에너지와 노동도 있습니다.
FAO 역시 식품 손실과 폐기가 발생하면
식품 생산에 투입된 자원도 함께 낭비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로스 활용의 경제성을 계산할 때는
판매수익만 보는 것보다 넓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에 팔 수 있는가?
뿐만 아니라
버리지 않음으로써 무엇을 줄일 수 있는가?
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는 이런 순서로 판단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로스가 발생했다면 먼저
식품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문제가 없다면 정상 상품으로 판매 가능한지 봅니다.
일반 규격에 맞지 않는다면
별도 상품이나 적합한 가공 활용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식용 활용이 적절하지 않다면
관련 기준에 맞는 다른 자원화 방법을 검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왜 이 로스가 발생했는가?
를 다시 기록합니다.
그래야 같은 로스가 계속 발생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핵심만 정리해보겠습니다
①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모두 먹을 수 없는 채소는 아닙니다.
② 반대로 아깝다는 이유로 모든 로스를 활용해서도 안 됩니다.
③ 가장 먼저 상품성 문제와 식품안전 문제를 구분해야 합니다.
④ 규격외지만 안전한 채소는 다른 판매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⑤ 가공은 부패한 채소를 되살리는 방법이 아닙니다.
⑥ 절단·세척 제품은 별도의 위생과 온도관리가 필요합니다.
⑦ 로스 활용보다 먼저 로스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⑧ 식용이 어렵다면 사료·퇴비 등 다른 자원화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⑨ 활용 여부는 안전성뿐 아니라 비용과 경제성도 함께 봐야 합니다.
채소 로스를 보면 먼저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로스 활용은
무조건 버리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먹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가능한 자원의 가치를 최대한 남기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활용방법을 찾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불필요한 로스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로스를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다음 프레시랩 노트 22에서는
**「규격외 채소로 상품을 만들 수 있을까? 가공·판매 전 확인할 것」**을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