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판매하는 샐러드나 컷채소 한 팩을 보면
가격이 3,000~5,000원 정도인 제품도 있습니다.
원물 채소가 100g 정도 들어갔다면
생각보다 많이 남는 장사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판매가격에서 채소값만 빼면
실제로 남는 돈을 제대로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채소를 선별하면서 버려지는 양도 있고
세척과 포장에는 사람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용기와 라벨, 냉장보관과 배송에도
각각 비용이 발생합니다.
심지어 판매하지 못하고 폐기되는 제품까지 있다면
판매된 제품의 실제 원가는 더 올라갑니다.
그렇다면 채소 한 팩의 원가는
도대체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오늘은 복잡한 회계 대신 실제 채소 상품을 예로 들어
원가와 판매가격의 관계를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원가 계산은 채소 가격부터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원물 가격입니다.
예를 들어 채소 1kg을
3,000원에 확보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00g 제품을 만든다면 단순 계산으로는
3,000원 ÷ 10 = 300원
입니다.
따라서 한 팩에 들어가는
채소 원가는 300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작업에서는
이 계산이 그대로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로 로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채소 1kg을 사도 1kg을 전부 팔 수는 없습니다
채소에는 정제하면서 제거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손상된 외엽이나 뿌리를 제거할 수도 있고
규격에 맞지 않는 부분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수분 손실이나 작업 중 손실도 생길 수 있습니다.
FAO 역시 식품 손실을 단순한 중량 감소뿐 아니라
품질 저하에 따른 경제적 손실까지 포함해 측정합니다.
따라서 실제 원가는 구매한 무게보다
상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로스율 20%를 적용하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채소 1kg 가격이 3,000원이고
작업 후 800g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로스율은 20%입니다.
100g짜리 제품이라면
1kg으로 만들 수 있는 상품은 8팩입니다.
따라서 실제 한 팩의 원물 원가는
3,000원 ÷ 8팩 = 375원
입니다.
처음 계산했던 300원보다
75원이 올라갔습니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생산량이 많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로스율이 높아지면 원가는 계속 올라갑니다
같은 1kg의 채소를 3,000원에 구입해도
로스율에 따라 실제 원가는 달라집니다.
로스 0% → 100g당 300원
로스 10% → 약 333원
로스 20% → 375원
로스 30% → 약 429원
채소 가격은 한 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로스율이 0%에서 30%로 올라가면
100g당 원물 원가는 약 129원 증가합니다.
그래서 로스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폐기량을 줄이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품 한 개의 원가를 낮추는 일과도 연결됩니다.
원물 가격만 계산하면 안 됩니다
이제 100g 제품 하나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원물 원가가 375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여기에 용기가 180원,
필름과 라벨이 70원,
드레싱이 250원,
작업 인건비가 300원 들어간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현재까지 비용은
375 + 180 + 70 + 250 + 300 = 1,175원
입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닙니다.
냉장보관과 배송에도 비용이 들어갑니다
신선채소는 만들어 놓고
상온에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
특히 절단된 신선편이 채소는
냉장유통과 온도관리가 중요합니다.
UC Davis도 신선편이 제품의 품질관리에
저온유통과 정확한 온도관리를 주요 요소로 다룹니다.
FDA 역시 절단·포장된 신선 농산물은
냉장관리가 필요한 제품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사업에서는 냉장비용과
배송비도 원가에 포함해야 합니다.
배송비는 한 팩당으로 나눠보면 쉽습니다
예를 들어 한 번 배송하는 데
10,000원이 들어간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 배송에 제품 100팩이 들어간다면
10,000원 ÷ 100팩 = 100원
입니다.
한 팩당 배송비는 100원입니다.
하지만 같은 배송비로
20팩밖에 보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10,000원 ÷ 20팩 = 500원
이 됩니다.
똑같은 제품인데 주문량에 따라
한 팩이 부담하는 배송비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소량 판매에서는
물류비의 영향이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이제 한 팩의 원가를 다시 계산해보겠습니다
앞에서 계산한 비용을 모아보겠습니다.
채소 원물 375원
용기 180원
필름·라벨 70원
드레싱 250원
작업 인건비 300원
냉장·기타 비용 100원
물류비 배분 100원
단순 합계는
1,375원
입니다.
판매가격을 3,000원으로 정했다면
차이는 1,625원입니다.
그렇다면 한 팩을 팔 때마다
1,625원이 순이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판매가격에서 원가를 뺀 돈이 모두 순이익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특히 중요합니다.
3,000원 – 1,375원 = 1,625원
이 숫자를 그대로 순이익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실제 사업에는 더 많은 비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판매채널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고
광고비가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임대료, 전기료, 장비비와 관리비처럼
제품 하나에 바로 보이지 않는 비용도 있습니다.
세금과 반품, 폐기 등의 변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계산한 금액은
제품의 기본적인 마진을 살펴보는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팔리지 않은 제품도 원가에 영향을 줍니다
신선채소 상품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오늘 100팩을 만들었는데
90팩만 판매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0팩은 판매하지 못하고 폐기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10팩을 만드는 데 들어간
채소와 포장재 비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100팩을 만드는 데 총 137,500원이 들었다면
판매된 90팩이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137,500원 ÷ 90팩 ≈ 1,528원
처음에는 한 팩 원가가 1,375원이었지만
실제 판매수량 기준으로는 약 1,528원이 됩니다.
판매율이 떨어지면 원가는 더 빠르게 올라갑니다
같은 조건에서 비교해보겠습니다.
100팩을 생산했고
총 생산비가 137,500원이라고 가정합니다.
100팩을 모두 판매하면
판매 1팩당 비용 1,375원
90팩을 판매하면
약 1,528원
80팩만 판매하면
약 1,719원
70팩만 판매하면
약 1,964원
이 됩니다.
제품 제조방법은 그대로인데
판매되지 않는 상품이 늘면서 부담이 커집니다.
신선채소에서 재고관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많이 만들수록 싸진다’가 항상 맞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제조업에서는 생산량이 늘어나면
제품 하나가 부담하는 고정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채소 상품도 이런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선채소에는
판매 가능한 시간이 짧다는 변수가 있습니다.
수요가 100팩인데 200팩을 생산해
50팩을 폐기한다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FAO에 따르면 과일·채소는 높은 부패성과
취급 특성 때문에 손실이 특히 큰 식품군입니다.
2023년 글로벌 지표에서도 과일·채소의
수확 후~소매 전 손실률은 25.4%로 추정됐습니다.
따라서 생산량은 설비능력만이 아니라
실제 판매량과 함께 결정해야 합니다.
판매가격을 먼저 정하고 원가를 끼워 맞추면 위험합니다
경쟁 제품이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해서
우리 제품도 무조건 3,000원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원료가격과 로스율,
포장비와 인건비,
판매수수료와 물류조건이
경쟁업체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먼저 실제 원가를 계산하고
그다음 시장가격과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계산한 원가로는 경쟁이 어렵다면
상품 구조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원가가 너무 높다면 어디부터 봐야 할까요?
가격을 무조건 올리기 전에
원가가 높은 이유를 나눠볼 수 있습니다.
원물비가 높다면 구매조건이나
로스율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인건비 비중이 높다면
작업동선과 생산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장비가 높다면 포장 구성이
상품에 꼭 필요한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류비가 높다면 주문단위와
배송방법을 다시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원가를 항목별로 나눠야
어디를 개선할 수 있는지가 보입니다.
로스율 5%를 줄이면 얼마나 달라질까요?
앞의 예시를 다시 사용해보겠습니다.
1kg에 3,000원인 채소의
로스율이 20%라면 사용 가능한 양은 800g입니다.
100g 제품 기준 원물 원가는 375원입니다.
그런데 로스율을 15%로 낮추면
사용 가능한 양은 850g이 됩니다.
이론적으로 100g당 원물비는
3,000원 ÷ 8.5 = 약 353원
입니다.
100g당 약 22원의 차이입니다.
한 팩에서는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10,000팩을 생산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약 22만원의 차이가 됩니다.
그래서 작은 로스율 개선도
생산량이 커지면 의미가 커집니다.
가격보다 ‘팩당 얼마가 남는지’를 봅니다
제품 A는 3,000원이고
제품 B는 4,000원이라고 해보겠습니다.
가격만 보면 B가 더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A의 총 변동성 비용이 1,500원이고
B가 3,000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A는 판매 한 건에서 1,500원이 남고
B는 1,000원이 남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최종 순이익은 아닙니다.
하지만 판매가격만 비교하는 것보다
상품 구조를 훨씬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계산은 복잡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비용을
완벽하게 계산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다음 항목부터 기록해볼 수 있습니다.
원물 구입비
실제 가공수율
포장재비
직접 작업비
배송비
판매수수료
생산수량
실제 판매수량
이 정도만 기록해도
단순 원물가격만 보는 것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쌓으면서
빠진 비용을 하나씩 추가하면 됩니다.
숫자는 가상의 예시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 사용한 3,000원이나 300원 등의 숫자는
계산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실제 채소가격과 포장비, 인건비와 물류비는
품목과 사업장, 판매채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이 숫자를 실제 사업의
표준 원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계산 구조를 자신의 실제 데이터에 넣으면
우리 제품의 원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핵심만 정리해보겠습니다
① 채소 한 팩의 원가는 원물가격만으로 계산하면 안 됩니다.
② 로스가 발생하면 실제 사용 가능한 채소의 원가가 올라갑니다.
③ 포장재·인건비·냉장·물류비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④ 판매가격에서 기본 원가를 뺀 금액이 곧 순이익은 아닙니다.
⑤ 생산했지만 팔리지 않은 제품도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⑥ 과잉생산은 신선채소에서 또 다른 로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⑦ 판매가격보다 실제 한 팩당 비용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⑧ 로스율을 낮추는 것도 제품 원가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채소 상품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에 파느냐만이 아닙니다.
그 가격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실제로 얼마가 들어가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특히 채소는 원물가격뿐 아니라
로스와 판매되지 않은 재고가 원가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원가 계산을 시작하면
앞서 배운 로스율이 왜 중요한지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버려지는 채소 1kg은 폐기량 1kg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채소를 생산하고 선별하고 보관하는 데 들어간
비용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품 원가까지 계산했다면
다음에는 어떤 가격에 팔아야 할까요?
단순히 경쟁제품보다 100원 싸게 팔면 될까요?
다음 프레시랩 노트 24에서는
**「채소 판매가격은 어떻게 정할까? 원가만 보고 정하면 안 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